[보상판례] “노조 전임 활동 중 과로로 발병”…대법원, 업무상 재해 인정 기준 제시
노동조합 전임자가 노동조합 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질병이 발생한 경우에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산업재해로 인정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노동조합 활동이 사용자의 업무와 직접적인 생산활동이 아니더라도 회사의 승낙 아래 이루어진 활동이라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법원은 1994년 2월 22일 선고한 대법원 92누14502 판결에서 회사의 승낙을 받아 노동조합 전임자로 활동하던 근로자가 노동조합 업무 수행 중 과로로 질병이 발생한 경우 산업재해로 인정될 수 있다는 법리를 제시했다.
사건의 발단은 한 노동조합 전임자의 질병 발병에서 시작됐다. 해당 근로자는 원래 회사에서 일반 근로자로 근무하던 사람이었지만 노동조합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회사의 승낙을 받아 노조 전임자로 활동하게 됐다.
노조 전임자는 근로계약상 본래 담당하던 업무에서 벗어나 노동조합의 업무를 전담하는 근로자를 말한다. 다만 이러한 활동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승낙이 필요하며, 법적으로는 근로자의 지위를 유지한 상태에서 노조 업무를 수행하는 형태가 된다.
이 사건의 근로자 역시 회사의 승낙을 받아 노조 전임자로 활동하고 있었고, 노조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업무 부담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다.
노조 활동은 단순한 사무 업무에 그치지 않았다. 조합원 상담, 단체교섭 준비, 각종 회의 참석, 조합원 권익 보호 활동 등 다양한 업무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활동 과정에서 근로자는 상당한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게 됐다.
결국 근로자는 노동조합 업무를 수행하던 중 질병이 발병했다. 이에 근로자는 해당 질병이 노동조합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그러나 행정기관은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았다. 노동조합 활동은 회사의 생산 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업무라는 이유에서였다.
사건은 결국 법원으로 넘어갔고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대법원은 먼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말하는 업무상 재해의 의미를 설명했다. 법에서 말하는 업무상 재해란 근로자가 업무 수행 중 업무에 기인해 발생한 질병이나 부상 등을 의미한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노동조합 전임자의 지위와 활동 성격을 중요하게 고려했다.
대법원은 노동조합 전임자가 본래 업무에서 벗어나 노조 업무를 수행하게 된 것이 회사의 승낙에 의한 것이고, 그 과정에서도 근로자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면 노동조합 활동 역시 업무의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해당 질병이 노동조합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육체적 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때문에 발병한 것이라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말하는 업무상 질병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대법원은 모든 노동조합 활동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회사의 사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상급 노동단체 활동이나 불법적인 노동조합 활동, 또는 노사 간 쟁의 단계에 들어간 이후의 노동조합 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재해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즉 노동조합 활동이 회사의 승낙 아래 이루어졌는지, 근로자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지, 그리고 해당 질병이 노동조합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것인지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이번 판례는 산업재해 인정 범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일반적으로 산업재해는 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직접적인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나 질병만을 의미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대법원은 노동조합 전임자의 활동 역시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업무의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근로자의 지위와 업무 범위를 보다 폭넓게 해석한 판례로 평가된다.
특히 노동조합 전임자의 활동이 회사의 승낙 아래 이루어지고 근로자의 지위가 유지되는 경우에는 해당 활동 역시 업무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산재 실무에서도 이 판례는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노동조합 활동 중 발생한 질병이나 사고가 산업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해당 활동의 성격과 회사의 승인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결국 산업재해 판단은 단순히 작업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인지 여부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의 지위와 업무 수행 과정 전체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확인한 판결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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